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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근황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던 이야기의 연장을 조금 더 길게 풀어볼까 합니다(사실 퇴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니... 그거야말로 꿈과 같은 이야기일 겁니다. 하지만 막상 좋아하던 분야에 진출하여 그것을 직업으로 삼아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웹을 좀 돌아다니다 보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출판(만화 포함), 방송, 영화 등등... 미디어를 생산하는 직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방송이랑 출판은 그렇다 치더라도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은 그것을 향유하는 계층이 웹에 많기 때문에 더 잘 눈에 띄는 것이겠죠. 물론 다른 직업도 좋아하는 동시에 직업으로 삼을 수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취미로 삼기 쉬운(XX감상) 것이 미디어물이죠.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은 직업적인 소명의식과 취미로서 좋아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직업인 의사, 그리고 위에 언급한 미디어물을 생산하는 직업 중 제가 경험한 바 있는(반드시 일했다는 것은 아니고 지인 중에 종사자가 있다거나) 게임과 출판을 예로 들어서 비교해볼까요. 의사의 경우를 먼저 살펴봅시다. (소명의식이고, 취미고 나는 그냥 돈 벌려고 하는 거다! 라는 경우는 이 글의 주제와 전혀 관계가 없으므로 제외하겠습니다) 의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중 오락적인 의미로 "나는 사람 몸속을 들여다보거나 아픈 사람들을 관찰해서 그 사람들이 어떤 병인지 알아맞히는 것이 너무 재밌어! 정말 즐거워!"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은 병이나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것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업무적인 스트레스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에서 오는 부담감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도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일 테구요. 그럼 다음으로 게임 개발자와 출판 편집자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게임 회사나 출판사에는 개발자와 편집자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으며 그들도 결과물에 공헌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인식상 기획부터 결과까지 가장 주도적인 위치에 서 있다고 판단되는 개발자와 편집자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게임 개발자로 일하는 사람 중에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그들은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을 할 때 오락으로서의 즐거움을 느낍니다. 또한 그것이 현재의 직업을 택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친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또한 게임을 싫어하면서 게임 개발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출판 편집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 역시 책을 좋아하고 책을 읽을 때 오락적인 의미로 즐거움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편집자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주었을 거구요. 책 읽는 것을 싫어하거나, 난독증이 있는 사람이 출판 편집자로 일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이 정도면 언급한 두 직업군의 차이가 보이는 것 같군요. 바로 위에 이야기한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게임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그럼 나도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있겠네!" 혹은 "책 읽는 게 너무 즐거운데, 나도 편집자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늘 소비자의 위치에만 있었을 뿐, 단 한 번도 생산자의 위치에 서본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소비자가 보는 재화와 생산자가 보는 재화는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말입니다. 생산자의 입장에 서서 어떤 것을 만들고 싶은지, 또한 그것이 결과적으로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해당 직업에 종사하기 위한 1단계는 일단 통과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득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회사라는 경제조직에서 금전적 이득이란 사실 대부분의 것들보다 우선되는 가치입니다. 흔히 말하는 '마니아'였다가 그 직업에 종사하게 되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자기 입맛에만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이중에는 시장에서는 참패하지만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종종 등장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볼 때 역시 이것은 실패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을 바꾸기 위해, 혹은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라는 명목을 내걸 수 있는 것은 사실 회사의 오너뿐입니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우리들이 그런 것을 시도하려면 오너와의 협의가 필요하죠. 뭐, 사실 많은 오너들이 혁명을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혁명을 시도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본인의 몫이 됩니다. "비록 시장에서는 참패했지만 높은 평가를 받는(혹은 나 자신은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으니 난 잘못하지 않았다."라는 말은 변명일 뿐이죠. <계속> # by | 2009/09/14 18:04 | 상념「Think」 | 트랙백(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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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면 잘할 수 있는가? ...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면 잘할 수 있는가?한동안 정신이 없고 바쁘기도 하고 건강이 별로 좋지가 않아서 이어 쓰는 것이 늦어졌습니다. 와우를 하느라고 늦어진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지난 글에 이어서, 오늘은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자나 출판 편집자에 대해서 이야기해봤으면 합니다. 지난 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죠. '소비자가 보는 재화와 생산자가 보는 재화는 다를 수밖에 없다'게임 개발자 중에 가장 지망생이 많은 분야는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