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로그
발 없는 사자(足のない獅子) -프롤로그
발 없는 사자(足のない獅子) -제 1장 <1>

식사장면... 거기다가 중세 영국 식사씬...
ㅠㅠ
이번은 특히 식사용어(...)에 의역이 난무합니다.
오타 오역 지적 환영.
발 없는 사자 -제 1장 <2>
제 1장......<2>
저녁 식사는 정해진 시간대로 시작되었다. 요리사나 급사, 하녀들을 제외하고 식사시간에 할 일이 없는 고용인들은 같은 건물의 현관에 모여 있다. 긴 테이블에 요리가 놓이고, 따뜻한 김이 천장으로 사라져 간다.
난로 위에 놓여 있는 것은 이 저택의 주인, 해롤드 도닝턴의 방패였다. 거기에 그려져 있는 강, 그리고 뛰쳐나가는 말이 그의 문장이다. 그 방패를 등지고 모두를 내려다볼 수 있는 상석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영주인 해롤드이다. 아들과 마찬가지로 큰 키에, 황금빛의 머리카락이 머리에서 빛나고 있었으나 최근 그 머리카락도 점점 색이 바래가고 있다. 조용하고 사려 깊은 인물이었으나, 기사로서 몸에 익힌 무예는 다른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 옆에 앉아 있는 이가, 아내인 캐서린이다. 언니가 남긴 리처드와, 그로부터 2주 뒤에 태어난 자신의 아이인 길포드에게 차별 없는 보살핌과 애정을 쏟고 있는 그녀는, 지금도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채 두 젊은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미인은 아니었지만, 그 자애롭기 그지없는 성품은, 가족은 물론 고용인이나 주민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었다.
그리고, 해롤드를 사이에 둔 반대편에, 영주의 모친인 안젤라가 앉아 있다. 애용하는 지팡이를 테이블에 기대어 세워둔 그녀의 날카로운 푸른 눈은 손자들이 고기덩어리를 잘라서 나누는 모습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두 젊은이를 차별하여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이 노파도 영주부인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다루는 방법이라는 것이 전혀 달랐다. 그녀는 갑자기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쾅하고 두드려서 방 안 모두의 주목을 모았다.
“길포드! 고기를 그렇게 두껍게 자르지 마라! 늙은이의 이가 그런 걸 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냐. 리처드!”
와인이 담긴 물그릇을 가져가 그녀의 와인잔(goblet)을 막 채우고 난 참이었던 리처드는 갑작스러운 부름에 하마터면 물그릇을 떨어뜨릴 뻔 했다. 그런 그를 안젤라가 험악한 눈초리로 쏘아본다.
“뭘 허둥거리고 있는 게야, 네 녀석은. 그렇게 째째하게 와인을 따르면 안 되지. 아니면 뭐냐? 이 늙은이에게는, 마실 와인도 아깝다는 게냐?”
“……당치 않으십니다.”
물그릇을 고쳐 들고는 리처드는 와인잔이 넘치기 직전까지 와인을 따랐다. 그다지 의도적으로 조금 따른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안젤라에게 걸리면 잔소리의 구실이 된다. 특별히 지금 그녀의 심기가 불편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또다시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잔소리 정도로 끝나지 않을 무서운 사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자그마하고 마른 몸 안에 다른 이들에게는 상상도 못할 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됐다며 보다 질린 해롤드가 손을 저어준 덕에 두 사람은 급사역에서 해방되었다. 두 사람의 신분은 일단, 해롤드의 종자인 것으로 되어 있다. 식사 때 급사 역할을 하는 것도 그들이 해야 할 일의 일부였으나, 해롤드는 식욕 왕성한 젊은이들의 배를 계속 곯게 할 정도로 성격이 나쁜 인물은 아니었다. 영주 앞에서 날붙이를 사용하는 일만은 가문 내의 남자밖에는 할 수 없는 성질의 일이었으나, 그것을 제외하면 하인들도 얼마든지 급사역을 할 수 있었다.
테이블의 말석에 리처드와 나란히 앉은 길포드는 입 안으로 투덜투덜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잔소리만 잔뜩 늘어놓고. 뭐가 늙은이의 이라는 거야. 생고기를 뼈째로 우적우적 씹어먹을 수 있는 주제에.”
“……본 거냐?”
리처드가 재미있는 듯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사촌을 쳐다본다. 길포드는 리처드 쪽으로 몸을 내밀며 목소리를 죽였다.
“아니, 하지만 안 봐도 알지. 옛날에 할머니 손을 잡으려고 했던 취향 특이한 인간이 있었는데, 그 녀석 손가락을 대번에 물어뜯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건 절대 진짜일 거야.”
“그리고 뼈까지 물어뜯는 여장부가 지금도 건재하다는 건가.”
“하느님도 곁에 불러들이기 싫어서 할머니의 힘을 증폭시켜주고 있는 거지.”
두 사람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내고 있었을 때, 자기 집인 양 발소리도 요란하게 홀 안에 들어서는 인물이 있었다.
매섭게 홀 안을 노려본 그 남자는, 중간 정도 키에 어깨가 넓고, 매몰차 보이는 얼굴에 암갈색의 수염을 기르고 있다. 몸에 걸치고 있는 것도 호화로운 물건들뿐이다. 두 명의 종자를 대동한 그 남자는 장갑을 벗으면서 안내도 없이 해롤드에게 다가갔다.
“식사 중에 실례하겠네, 서 해롤드.”
“……하느님도 곁에 불러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또 다른 사람이 왔군.”
리처드가 작게 속삭인다.
“……스톡스 브릿지의 서 베인즈이십니다.”
초대받지 않는 손님의 뒤에서 늙은 집사가 뒤늦게 나타나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을 다시 말했다. 현관에서 무시당하고는, 필사적으로 쫓아온 듯 하다. 가엾은 노인은 약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스톡스 브릿지는 브래드 필드의 북쪽에 접해 있는 광대한 장원(莊園)이다. 그곳의 영주인 서 베인즈와 해롤드는 말하자면 이웃 사이인 셈이다. 그러나 양 쪽의 관계는 결코 친밀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베인즈는 노르만 귀족의 피를 이은 명문 출신이었으나,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데다가 오만하여 친해지기 어려운 남자였기에, 해롤드는 가능한 한 그와의 교류를 피하고 있었다. 가까이 지내 유쾌하지 못할 상대를 이를 일부러 가까이할 것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베인즈로서도 이웃한 영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뿐, 유복하다고도 할 수 없는 일개 기사에게는 거의 흥미를 보이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그들은 서먹하면서도 은근히 거리를 두는 사이를 유지해왔다.
베인즈의 모습을 확인하고, 해롤드는 식탁에서 몸을 일으켰다. 마음 속으로는 이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방문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어도, 그가 그것을 겉으로 나타내는 일은 없다.
“이거 참 갑작스런 걸음을 하셨군요, 서 베인즈.”
양 손을 벌리며 베인즈를 맞는다.
“누추한 곳이지만 잘 오셨습니다. 와인이라도 드시겠습니까?”
“아니, 됐소. 급한 일이 있어서.”
바닥에 엎드려 있던 사냥개 한 마리가 베인즈의 접근에 귀찮은 듯한 얼굴로 일어섰다.
“1주일 정도 전에, 내 성의 하인 하나가 탈주를 했네.”
“하나로 끝난 게 다행이지.”
베인즈의 귀에 들리지 않도록 길포드가 리처드의 귀에 속삭인다. 리처드는 발치에 다가온 사냥개의 귀를 쓰다듬으며 이어지는 베인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 영내를 샅샅이 뒤져 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어. 그래서 귀공에게 협력을 부탁하려고 찾아온 걸세. 이 브래드 필드로 도망쳐 왔을 가능성도 있어서 말이네. 그 놈, 내 물건을 훔쳐서 달아났어. 가만 두지 않을 거네.”
베인즈는 그 남자의 특징을 늘어놓았다. 이름은 고든. 나이는 40. 키가 작고, 머리카락은 황갈색이며, 왼쪽 관자놀이에 작은 상처가 있다.
해롤드는 정중한 태도로 베인즈의 요구를 들었다. 그리고 자못 동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알겠습니다, 서 베인즈. 만일 그 고든이라는 남자가 우리 영내에 나타나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베인즈는 당연하다는 듯이 턱을 쓰다듬었다.
“협력해줘서 감사하네. 그럼 이만.”
나타났을 때와 같이 태풍과 같은 기세로 베인즈는 성큼성큼 홀을 나갔다. 해롤드는 선 채로 그 뒷모습을 지켜보았으나, 그것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커다란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 앉았다.
“이런 이런, 예의도 모르는 양반이군. 식사 중에 이러다니.”
“식사 중이었기 때문이었겠죠. 이 홀에 저택 사람들이 거의 다 모여있으니까요. 만약 우리가 그 도망친 하인을 고용하기라도 했다면 그 자리에서 끌어낼 수 있고 말입니다.”
빈정거리는 어조로 리처드가 말한다. 길포드가 아버지 쪽으로 몸을 내밀었다.
“아버지, 저 사람을 위해서 일부러 그 하인을 찾아내실 생각이십니까?”
“해롤드, 네가 그 남자의 말을 들어야 할 의무 같은 건 없는 게다.”
옆에서 안젤라가 엄한 표정으로 입을 모은다. 캐서린도 걱정스럽게 남편을 바라보고 있다. 해롤드는 와인잔을 들어올려 와인을 한 모금 머금었다.
“찾아 주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나타나면 알려주겠다고 말했을 뿐이지. 안 나타나면 그뿐이지. 그 서 베인즈에게서 도망친 남자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나타나도 금새 그걸 잊어버리겠지만―― 다들 들었다시피,”
해롤드는 홀에 있는 모두에게 들리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서 베인즈께서 도망친 하인을 찾고 계신다. 그러나 설령 찾아 드린다고 해도 서 베인즈에게서는 아무 포상도 못 받을 거다. 물론 나도 그 일로 포상을 내릴 생각은 없다. 서 베인즈가 하인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알고 있겠지? 나는 학대당하다 도망친 하인에게 동정은 할지언정, 그를 벌할 생각은 없다. 알겠나.”
찬성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에게 이런 소리까지 듣고서도 일부러 그 남자를 찾아 주려고 하는 비뚤어진 녀석은 없다. 더구나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베인즈를 위해서 두 발 벗고 나서주겠다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도망친 하인의 이야기는 그걸로 매듭지어졌다. 홀에는 다시 밝은 분위기가 돌아왔다.
“내일은 셰필드에 나가실 건가요?”
어느 새인가 토비가 리처드와 길포드의 뒤에 와 있었다. 양팔로 물그릇을 안고 있었으나, 그들에게 와인을 따라주러 온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소년을 쳐다보았다.
“저도 데려가 주시면 안될까요.”
“데려가는 건 상관없지만.”
말하면서 길포드는 고기에 나이프를 밀어넣었다.
“놀러 가는 게 아니라구. 게다가 다 시들어빠진 할아버지한테 갈 건데. 예쁜 딸도 없다는 거 같고.”
“그래도 뭐, 어차피 심부름할 사람은 필요하니까.”
리처드는 길포드의 식빵에서 고기조각을 집어 올렸다. 토비에게 몸을 숙이라는 손짓을 하고는 그것을 그의 입 안에 던져 넣었다.
“그래도 상관없다면 같이 가자.”
소년은 고기를 삼키며 기쁜 듯이 웃었다.
“갈게요. 언제 나가실 건가요?”
길포드는 빙긋이 웃었다. 그리고 팔꿈치로 사촌의 옆구리를 찌른다.
“이 녀석이 일어나면.”
한 1/7쯤 번역한 거 같네요.
발 없는 사자(足のない獅子) -프롤로그
발 없는 사자(足のない獅子) -제 1장 <1>

식사장면... 거기다가 중세 영국 식사씬...
ㅠㅠ
이번은 특히 식사용어(...)에 의역이 난무합니다.
오타 오역 지적 환영.
발 없는 사자 -제 1장 <2>
발 없는 사자
-코마자키 유우
일러스트 : 이와사키 미나코
일러스트 : 이와사키 미나코
제 1장......<2>
저녁 식사는 정해진 시간대로 시작되었다. 요리사나 급사, 하녀들을 제외하고 식사시간에 할 일이 없는 고용인들은 같은 건물의 현관에 모여 있다. 긴 테이블에 요리가 놓이고, 따뜻한 김이 천장으로 사라져 간다.
난로 위에 놓여 있는 것은 이 저택의 주인, 해롤드 도닝턴의 방패였다. 거기에 그려져 있는 강, 그리고 뛰쳐나가는 말이 그의 문장이다. 그 방패를 등지고 모두를 내려다볼 수 있는 상석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영주인 해롤드이다. 아들과 마찬가지로 큰 키에, 황금빛의 머리카락이 머리에서 빛나고 있었으나 최근 그 머리카락도 점점 색이 바래가고 있다. 조용하고 사려 깊은 인물이었으나, 기사로서 몸에 익힌 무예는 다른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 옆에 앉아 있는 이가, 아내인 캐서린이다. 언니가 남긴 리처드와, 그로부터 2주 뒤에 태어난 자신의 아이인 길포드에게 차별 없는 보살핌과 애정을 쏟고 있는 그녀는, 지금도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채 두 젊은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미인은 아니었지만, 그 자애롭기 그지없는 성품은, 가족은 물론 고용인이나 주민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었다.
그리고, 해롤드를 사이에 둔 반대편에, 영주의 모친인 안젤라가 앉아 있다. 애용하는 지팡이를 테이블에 기대어 세워둔 그녀의 날카로운 푸른 눈은 손자들이 고기덩어리를 잘라서 나누는 모습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두 젊은이를 차별하여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이 노파도 영주부인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다루는 방법이라는 것이 전혀 달랐다. 그녀는 갑자기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쾅하고 두드려서 방 안 모두의 주목을 모았다.
“길포드! 고기를 그렇게 두껍게 자르지 마라! 늙은이의 이가 그런 걸 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냐. 리처드!”
와인이 담긴 물그릇을 가져가 그녀의 와인잔(goblet)을 막 채우고 난 참이었던 리처드는 갑작스러운 부름에 하마터면 물그릇을 떨어뜨릴 뻔 했다. 그런 그를 안젤라가 험악한 눈초리로 쏘아본다.
“뭘 허둥거리고 있는 게야, 네 녀석은. 그렇게 째째하게 와인을 따르면 안 되지. 아니면 뭐냐? 이 늙은이에게는, 마실 와인도 아깝다는 게냐?”
“……당치 않으십니다.”
물그릇을 고쳐 들고는 리처드는 와인잔이 넘치기 직전까지 와인을 따랐다. 그다지 의도적으로 조금 따른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안젤라에게 걸리면 잔소리의 구실이 된다. 특별히 지금 그녀의 심기가 불편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또다시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잔소리 정도로 끝나지 않을 무서운 사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자그마하고 마른 몸 안에 다른 이들에게는 상상도 못할 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됐다며 보다 질린 해롤드가 손을 저어준 덕에 두 사람은 급사역에서 해방되었다. 두 사람의 신분은 일단, 해롤드의 종자인 것으로 되어 있다. 식사 때 급사 역할을 하는 것도 그들이 해야 할 일의 일부였으나, 해롤드는 식욕 왕성한 젊은이들의 배를 계속 곯게 할 정도로 성격이 나쁜 인물은 아니었다. 영주 앞에서 날붙이를 사용하는 일만은 가문 내의 남자밖에는 할 수 없는 성질의 일이었으나, 그것을 제외하면 하인들도 얼마든지 급사역을 할 수 있었다.
테이블의 말석에 리처드와 나란히 앉은 길포드는 입 안으로 투덜투덜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잔소리만 잔뜩 늘어놓고. 뭐가 늙은이의 이라는 거야. 생고기를 뼈째로 우적우적 씹어먹을 수 있는 주제에.”
“……본 거냐?”
리처드가 재미있는 듯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사촌을 쳐다본다. 길포드는 리처드 쪽으로 몸을 내밀며 목소리를 죽였다.
“아니, 하지만 안 봐도 알지. 옛날에 할머니 손을 잡으려고 했던 취향 특이한 인간이 있었는데, 그 녀석 손가락을 대번에 물어뜯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건 절대 진짜일 거야.”
“그리고 뼈까지 물어뜯는 여장부가 지금도 건재하다는 건가.”
“하느님도 곁에 불러들이기 싫어서 할머니의 힘을 증폭시켜주고 있는 거지.”
두 사람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내고 있었을 때, 자기 집인 양 발소리도 요란하게 홀 안에 들어서는 인물이 있었다.
매섭게 홀 안을 노려본 그 남자는, 중간 정도 키에 어깨가 넓고, 매몰차 보이는 얼굴에 암갈색의 수염을 기르고 있다. 몸에 걸치고 있는 것도 호화로운 물건들뿐이다. 두 명의 종자를 대동한 그 남자는 장갑을 벗으면서 안내도 없이 해롤드에게 다가갔다.
“식사 중에 실례하겠네, 서 해롤드.”
“……하느님도 곁에 불러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또 다른 사람이 왔군.”
리처드가 작게 속삭인다.
“……스톡스 브릿지의 서 베인즈이십니다.”
초대받지 않는 손님의 뒤에서 늙은 집사가 뒤늦게 나타나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을 다시 말했다. 현관에서 무시당하고는, 필사적으로 쫓아온 듯 하다. 가엾은 노인은 약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스톡스 브릿지는 브래드 필드의 북쪽에 접해 있는 광대한 장원(莊園)이다. 그곳의 영주인 서 베인즈와 해롤드는 말하자면 이웃 사이인 셈이다. 그러나 양 쪽의 관계는 결코 친밀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베인즈는 노르만 귀족의 피를 이은 명문 출신이었으나,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데다가 오만하여 친해지기 어려운 남자였기에, 해롤드는 가능한 한 그와의 교류를 피하고 있었다. 가까이 지내 유쾌하지 못할 상대를 이를 일부러 가까이할 것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베인즈로서도 이웃한 영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뿐, 유복하다고도 할 수 없는 일개 기사에게는 거의 흥미를 보이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그들은 서먹하면서도 은근히 거리를 두는 사이를 유지해왔다.
베인즈의 모습을 확인하고, 해롤드는 식탁에서 몸을 일으켰다. 마음 속으로는 이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방문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어도, 그가 그것을 겉으로 나타내는 일은 없다.
“이거 참 갑작스런 걸음을 하셨군요, 서 베인즈.”
양 손을 벌리며 베인즈를 맞는다.
“누추한 곳이지만 잘 오셨습니다. 와인이라도 드시겠습니까?”
“아니, 됐소. 급한 일이 있어서.”
바닥에 엎드려 있던 사냥개 한 마리가 베인즈의 접근에 귀찮은 듯한 얼굴로 일어섰다.
“1주일 정도 전에, 내 성의 하인 하나가 탈주를 했네.”
“하나로 끝난 게 다행이지.”
베인즈의 귀에 들리지 않도록 길포드가 리처드의 귀에 속삭인다. 리처드는 발치에 다가온 사냥개의 귀를 쓰다듬으며 이어지는 베인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 영내를 샅샅이 뒤져 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어. 그래서 귀공에게 협력을 부탁하려고 찾아온 걸세. 이 브래드 필드로 도망쳐 왔을 가능성도 있어서 말이네. 그 놈, 내 물건을 훔쳐서 달아났어. 가만 두지 않을 거네.”
베인즈는 그 남자의 특징을 늘어놓았다. 이름은 고든. 나이는 40. 키가 작고, 머리카락은 황갈색이며, 왼쪽 관자놀이에 작은 상처가 있다.
해롤드는 정중한 태도로 베인즈의 요구를 들었다. 그리고 자못 동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알겠습니다, 서 베인즈. 만일 그 고든이라는 남자가 우리 영내에 나타나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베인즈는 당연하다는 듯이 턱을 쓰다듬었다.
“협력해줘서 감사하네. 그럼 이만.”
나타났을 때와 같이 태풍과 같은 기세로 베인즈는 성큼성큼 홀을 나갔다. 해롤드는 선 채로 그 뒷모습을 지켜보았으나, 그것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커다란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 앉았다.
“이런 이런, 예의도 모르는 양반이군. 식사 중에 이러다니.”
“식사 중이었기 때문이었겠죠. 이 홀에 저택 사람들이 거의 다 모여있으니까요. 만약 우리가 그 도망친 하인을 고용하기라도 했다면 그 자리에서 끌어낼 수 있고 말입니다.”
빈정거리는 어조로 리처드가 말한다. 길포드가 아버지 쪽으로 몸을 내밀었다.
“아버지, 저 사람을 위해서 일부러 그 하인을 찾아내실 생각이십니까?”
“해롤드, 네가 그 남자의 말을 들어야 할 의무 같은 건 없는 게다.”
옆에서 안젤라가 엄한 표정으로 입을 모은다. 캐서린도 걱정스럽게 남편을 바라보고 있다. 해롤드는 와인잔을 들어올려 와인을 한 모금 머금었다.
“찾아 주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나타나면 알려주겠다고 말했을 뿐이지. 안 나타나면 그뿐이지. 그 서 베인즈에게서 도망친 남자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나타나도 금새 그걸 잊어버리겠지만―― 다들 들었다시피,”
해롤드는 홀에 있는 모두에게 들리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서 베인즈께서 도망친 하인을 찾고 계신다. 그러나 설령 찾아 드린다고 해도 서 베인즈에게서는 아무 포상도 못 받을 거다. 물론 나도 그 일로 포상을 내릴 생각은 없다. 서 베인즈가 하인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알고 있겠지? 나는 학대당하다 도망친 하인에게 동정은 할지언정, 그를 벌할 생각은 없다. 알겠나.”
찬성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에게 이런 소리까지 듣고서도 일부러 그 남자를 찾아 주려고 하는 비뚤어진 녀석은 없다. 더구나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베인즈를 위해서 두 발 벗고 나서주겠다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도망친 하인의 이야기는 그걸로 매듭지어졌다. 홀에는 다시 밝은 분위기가 돌아왔다.
“내일은 셰필드에 나가실 건가요?”
어느 새인가 토비가 리처드와 길포드의 뒤에 와 있었다. 양팔로 물그릇을 안고 있었으나, 그들에게 와인을 따라주러 온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소년을 쳐다보았다.
“저도 데려가 주시면 안될까요.”
“데려가는 건 상관없지만.”
말하면서 길포드는 고기에 나이프를 밀어넣었다.
“놀러 가는 게 아니라구. 게다가 다 시들어빠진 할아버지한테 갈 건데. 예쁜 딸도 없다는 거 같고.”
“그래도 뭐, 어차피 심부름할 사람은 필요하니까.”
리처드는 길포드의 식빵에서 고기조각을 집어 올렸다. 토비에게 몸을 숙이라는 손짓을 하고는 그것을 그의 입 안에 던져 넣었다.
“그래도 상관없다면 같이 가자.”
소년은 고기를 삼키며 기쁜 듯이 웃었다.
“갈게요. 언제 나가실 건가요?”
길포드는 빙긋이 웃었다. 그리고 팔꿈치로 사촌의 옆구리를 찌른다.
“이 녀석이 일어나면.”
한 1/7쯤 번역한 거 같네요.
# by 리에 | 2008/08/14 09:55 | 트랙백 | 덧글(0)



